병 찾으려다 암에 걸려요. 의사가 말하는 '가짜환자'

현대인은 병원에서 병을 찾기 위해 검사를 받고, 때로는 아무 이상도 없던 몸이 ‘병자’가 되기도 합니다. 건강 검진이 오히려 병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건강 검진


1. 건강 검진, 왜 불안만 더할까?

건강 검진을 받으면 마음이 놓여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더 걱정이 생긴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검사를 통해 병을 조기 발견하는 건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불필요한 검사는 ‘가짜 양성(위양성)’ 결과를 낳아 오히려 불안과 걱정을 증폭시키고, 결국 건강한 사람마저 환자로 만들어버립니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 질환 검사는 정상인에게도 양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혼란만 줍니다.

2. 갑상선암, 왜 갑자기 늘었을까?

2000년대 중반부터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급증했습니다. 원자폭탄이 터진 것도, 방사능 유출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의사인 필자는 그 원인을 “건강 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를 도입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조용히 살아도 될 암을 너무 일찍, 너무 많이 발견하게 된 거죠. 문제는 이런 조기 발견이 생존율 향상이나 사망률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3. 진짜 병인가요, 사회가 만든 병인가요?

두 번째 유형의 가짜 환자는 사회적·환경적 요인으로 병에 걸린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20대 남성이 통풍,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는 경우. 이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과로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만든 결과일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스스로를 아프다고 여기지 않지만, 그들이 처한 사회 구조는 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병원 치료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4. 고령화 시대, 늙는 것도 병이 되나요?

세 번째 유형의 ‘가짜 환자’는 노화와 질병의 경계선에서 생겨납니다. 예전에는 ‘나이 들면 당연히 아픈 것’이라 여겼던 것이, 지금은 전부 병명으로 구분됩니다.

우리는 나이 들어 아픈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나이 들어도 아프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건 의료의 발전이라기보다는 병을 만드는 사회의 강박일 수 있습니다.

5. 건강 검진, 반드시 해야 할까?

의사는 말합니다. “모든 분께 건강 검진을 하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는 하지 않습니다.”

과잉 검사가 병을 만들고, 수술과 치료로 이어지며, 결국 ‘건강한 불안환자’를 양산하게 됩니다.

특히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신장암 등 일부 암은 조기 발견보다 과잉 진단이 문제라는 점을 많은 연구 결과가 뒷받침합니다.

6. 건강을 지키는 진짜 방법은?

한국은 의료 접근성과 수술 성공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자신을 건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습니다. 왜일까요?

병원을 자주 갈수록 병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게 되고, 우리는 건강하다는 감각을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을 만들지 않는 삶의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의사는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 가짜 환자가 된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론

건강 검진은 때론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검진과 과잉 진단은 오히려 불필요한 치료, 불안, 건강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낳습니다.

검진을 선택하기 전에 정말 필요한지, 왜 하는지 스스로 질문해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건강한 불안환자’가 되지 않도록, 나에게 맞는 균형 있는 의료 소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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